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진행이 전세계적으로 장기화 되는 가운데 국내 바이오업계에 관련 백신 개발을 놓고 연합 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코로나 판데믹 이후 이같은 협력 컨소시엄이 신약개발의 한 축으로 자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 COVID-19 백신 개발을 놓고 다수의 컨소시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DNA백신, mRNA백신, 바이러스 재조합 단백질 백신 등 분야도 다양하다. 가지각색의 아이디어 기반 위에 물질 발굴, 생산, 독성실험, 약효평가, 임상 등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갖춘 곳들이 연합체로 출사표를 던졌다.
한 예방백신 개발기업 연구원은 “신약개발 기업으로서 사명감도 있지만 앞으로도 예상치 못한 신종 전염병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비상 시스템이 조성되는 차원에서 의미있는 일”이라며 “또 한차례 더 코로나 감염 사태가 올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어 벤처마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역량을 모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근 꾸려진 국내 COVID-19 백신 개발 컨소시엄은 5곳 정도다. 지난 3월 중순 가장 발빠르게 제넥신이 5개 기업, 기관과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DNA백신 개발이 목표다. 국제백신연구소(IVI), CDMO(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업체 바이넥스, CRO 제넨바이오, 카이스트, 포스텍과 손잡았다. 오는 6월 임상 진입을 예정하고 있다.
해당 컨소시엄은 외부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 제넥신은 인도네시아 칼베와 코로나 예방 DNA 백신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컨소시엄 구성원인 국제백신연구소도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적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지아이이노베이션의 면역증강제 플랫폼을 활용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오송재단 중심 컨소시엄도 출범했다. 컨소시엄에는 백신전문 제조사 씨티씨백과 유바이오로직스, 진단시약전문 바이오노트, 동물백신 개발 전문 카브 등 네 개 바이오벤처가 참여했다. 제넥신 컨소시엄이 DNA백신을 개발 중인데에 비해 오송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정 표면 단백질 항원을 후보물질로 개발 중이다. 오송재단이 실험동물사육시설, 소형 마모셋 동물자원 인프라를 제공한다. 마모셋 원숭이를 활용한 면역원성 효능평가를 진행 중이다.
mRNA기반 예방백신을 개발 중인 곳도 있다. 예방백신 및 면역보조제 전문 아이진 중심 컨소시엄이다.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기업인 팜캐드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할 수 있는 백신전용 AI 플랫폼 기술로 지원사격하기로 했다. RNA 발현 기술을 보유 중인 티리보스도 참여했다. 세종대학교, 전북대학교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가 연합전선을 꾸렸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정대균 감염병연구센터 박사팀, 송대섭 고려대 약대 교수, 휴벳바이오도 산·학·연 공동 연구팀을 조성했다. 앞선 세개 연구팀이 공동으로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이를 휴벳바이오에 기술이전하는 식이다. 분야는 바이러스 재조합 단백질 백신이다. 재조합 단백질 백신 기술은 mRNA, DNA백신 등에 비해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벤처 옵티팜도 공동연구팀으로 뛰어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COVID-19 백신 개발시 전세계 수요는 약 80억~130억 도스로 추산된다. 해외에서 먼저 백신 개발이 성공된다고 해도 전세계 곳곳의 수요를 한꺼번에 단기간 충족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 몇개의 의미있는 백신이 수요를 재편할 가능성도 있다.
올해 안으로 2차 감염 전파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만큼 결국 시간이 걸리더라도 개발을 지속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예방 백신 개발은 신약 업계가 꼭 완수해야 할 사명이 됐다.
단기간 새로운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한 기업이 독자적으로 보유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규모가 작은 벤처일수록 컨소시엄 조성이 중요해진다. 아직 초기 단계의 연구가 진행 중이나 임상 등으로 개발 단계가 본격화되면 컨소시엄에 자금력이 있는 더 큰 기업체가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한 바이오텍 대표는 “신약개발 벤처들은 대규모 제약사와 달리 기업 내부 역량만으로 신약을 완성할 수 없기 때문에 협업이 중요하다”면서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협력의 필요성이 더 대두됐으며 향후에는 바이오텍 단독 가치보다 개발 연합의 가치가 주목되는 새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은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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